기사제목 감리회, 77년만에 연회차원서 신사참배 회개 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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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리회, 77년만에 연회차원서 신사참배 회개 결의

기사입력 2013.04.0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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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의 유관순을 배출한 교단이면서도 신사참배로 상징되는 친일, 반민족 행위를 자행한 원죄를 안고 있는 감리교회에서 공식성을 띤 첫 회개가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김영헌 감독)에서 신사참배 77년만에 이루어졌다.
 

서울 녹번동의 은평교회에서 개최된 기감 제33회 서울연회 이틀째인 4월 5일, 서울연회의 1천5백여 목회자와 평신도들은 “신사참배 회개 결의 건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모든 서울연회원의 기립속에 “주여, 신사참배한 죄를 용서해 주십시요”라는 제목의 “신사참배 회개를 위한 공동기도문”으로 기도하며 회개했다.

감리교회의 처음 신사참배는 타 교단처럼 총회의 공식 결의에 의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1938년 구세군이나 장로교, 천주교에서 총회 결의사항으로 채택되기 이전인 1936년 6월, 양주삼 총리사가 감리회보에 “신사참배는 종교의식이 아니고 국민의례”라는 일제의 논리를 받아들여 발표하면서 한국의 교단가운데 가장먼저 신사참배를 받아들인 셈이 되었다.

이후 1938년 4월에 감리회의 류형기 목사를 비롯한 각 교단 대표들이 모여 신사참배에 동참할 것을 결의하자 그해 10월 총회가 열렸을 때 양주삼 총리사를 비롯한 모든 총대가 남산 신궁에 가서 신사참배 하면서 공식화 됐다.

최흥욱 목사가 '신사참배 회개 공동기도문'으로 기도하고 있다.

서울연회 은평지방 서부동산교회의 최흥욱 목사가 교회사 교수들의 자문을 받아 작성하고 연회에서 발표한 기도문은 “오직 하나님 한 분만 섬겨야 할 우리 감리교회가 일제 강점기에 일제의 강요에 무릎을 꿇고 제일 먼저 신사참배를 받아들였다”고 인정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우리 감리교회가 일제의 군국주의 이념을 선전하는 나팔수가 되어 젊은이들을 전쟁 마당으로 내몰아서 고귀한 생명들이 희생당하게 했다”고 했고 “하나님의 재산인 교회를 팔아 기관총과 비행기를 사서 일제에 바치고, 교회의 종을 떼다 바쳤다”고 부일협력을 고백했다.

서울연회는 더 나아가 해방 이후의 감리회 죄악상에 대해서도 “자유당 정권의 부정과 부패를 막지 못하고 오히려 정권에 빌붙어서 부패한 독재정권의 연장을 위해 애썼다. 독재정권을 진리의 말씀으로 심판해야 할 교회가 예언자적 사명을 잃어버리고 부정과 부패구조의 일원이 되는 큰 죄를 민족과 역사 앞에 저질렀다”고 시인했다.

그로부터 77년이 지났지만 감리회는 여전히 추락할것만 같다면서 “마음을 찢으며 주님 앞에 회개하오니 다시는 어떠한 불의와 폭력, 달콤한 유혹에도 굴복하지 않고 일사각오의 믿음으로 승리하는 자랑스러운 민족교회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했다.


서울연회는 “신사참배 회개 공동 기도문”을 채택한 이후 침묵가운데 지난날의 과오를 돌아보며 탄식에 젖었다. 김영헌 감독은 서울연회의 회개기도문 채택에 대해 “부끄러운 역사를 씻자는 의미이자 서울연회 회의록에 기록하여 후손들에게 남겨주자는 의미”라고 밝혔다.

그러나 신사참배 회개기도문에 “일제의 강압에 못 이겨” 등의 문구가 “어쩔수 없이 신사참배에 참여했다는 인상을 준다”면서 보다 철저한 우상숭배의 인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화정교회처럼 종을 뺏기지 않으려고 땅속에 파묻어 둔 교회도 있고 순교한 이도 있는데 마치 모든 감리교회가 부일협력에 앞장선 것처럼 묘사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해 기도문의 수정이 어느정도 필요함을 언급했다.

서울연회의 김영헌 감독은 회개 기도문 채택에 앞서 “새로운 감독회장이 뽑힐 때까지 기다렸다가 하자”는 한 연회원의 제안에 대해 “신사참배가 서울연회 내에서 일어난 일이므로 서울연회부터 참회하고 이후 총회차원에서도 회개하면 될 일”이라고 해 서울연회로부터 총회로 신사참배 회개가 확대될 것을 예고했다.

신사참배 회개결의 건의안 채택과 어제 있었던 77,000명의 성령기도꾼 집회 등은 올 여름에 예정된 “하디 1903 성령한국”대회와 내년의 중부지역 선교대회에서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역사의 상흔을 지우는 신사참배 회개 결의 건의안이 총회로 번져가며 감독회장선거사태로 탈진에 빠진 감리회의 상흔도 지워내는 역사가 일어나길 기대해 본다.
 

주여, 신사 참배한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살아계신 하나님,
우리 겨레 어두웠을 때 이 땅에 감리교회를 세우셔서 겨레를 일깨우고 겨레의 구원과 독립을 위해 빛나는 선구자가 되게 하신 그 은혜를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우리 감리교회가 일제 강점기에 하나님과 민족 앞에 저지른 죄를 뼈를 깎는 심정으로 회개합니다. 일제의 강압에 못 이겨 신사참배 함으로써 겨레의 가슴에 깊은 상처를 남겼던 우리의 죄악을 용서해 주십시오.

주님, 감리교회가 정말 잘못했습니다. 신사참배 하였습니다. 오직 하나님 한 분만 섬겨야 할 우리 감리교회가 일제의 강요에 무릎을 꿇고 제일 먼저 신사참배를 받아들였습니다. 1936년 6월 29일 신사란 종교가 아닌 국민의식이라는 일제의 거짓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여 지도자와 온 교회가 1계명을 어기고 일본 태양신의 우상들을 간음하듯이 섬겼습니다.

주님, 거룩하신 하나님께 예배 드려야 하는 교회가 일본식 국민의례 순서인 묵도, 동방요배, 황국신민서사 낭독 따위로 예배를 진행하여 결국은 우상숭배의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질렀습니다. 1938년 10월 7일 제3회 총회에 참석한 총대는 물론 목회자와 평신도, 학생들까지 남산 조선 신궁으로 가서 신사참배하는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저질렀습니다. 나아가서 일제의 시조신인 천조대신의 이름으로 신도 세례를 받음으로 거룩하신 주님의 이름을 욕되게 하였습니다.

주님, 하나님의 말씀을 역사 속에 전해야 하는 우리 감리교회가 일제의 군국주의 이념을 선전하는 나팔수가 되어 젊은이들을 전쟁 마당으로 내몰아서 고귀한 생명들이 희생당하게 하였습니다.

주님, 불의에 맞서 하나님의 정의를 담대하게 선포해야 할 우리 감리교회가 하나님의 재산인 교회를 팔아 기관총과 비행기를 사서 일제에 바치고, 교회의 종을 떼다 바치는 등 일제의 전쟁물자 모집에 앞장서고 침략전쟁에 적극 협력하는 대죄를 저질렀습니다.

주님, 일제 강점기에 우리 한국 감리교회는 하나님과 민족의 역사 앞에 돌이킬 수 없고 용서받을 수 없는 큰 죄를 지었습니다.

해방 후에도 우리 감리교회는 신사참배와 부일협력에 대해 부끄러운 지난 날의 죄악을 참으로 회개하지 않았습니다. 더욱이 자유당 정권의 부정과 부패를 막지 못하고 오히려 정권에 빌붙어서 부패한 독재정권의 연장을 위해 애썼습니다. 독재정권을 진리의 말씀으로 심판해야 할 교회가 예언자적 사명을 잃어버리고 부정과 부패구조의 일원이 되는 큰 죄를 민족과 역사 앞에 저질렀습니다.

그로부터 77년이 지난 오늘, 이대로 나아가다가는 우리나라가 무너지고, 한국교회가 빛을 잃어버리고, 우리 감리교회가 추락할 것만 같아 마음을 찢으며 주님 앞에 회개합니다.

자비로우신 하나님,
신앙양심을 지키지 못하고 신사참배에 앞장섰던 우리 감리교회의 죄악을 회개하오니 너그럽게 용서해 주십시오. 깨끗하게 씻어주십시오. 다시는 하나님과 민족의 역사 앞에 그리고 끝까지 신사참배 반대하다가 쓰러져간 믿음의 선조들 앞에 부끄러운 죄를 범하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다시는 어떠한 불의와 폭력, 달콤한 유혹에도 굴복하지 않고 일사각오의 믿음으로 승리하는 자랑스러운 민족교회가 되게 해 주십시오.

오, 주여, 이 시간 우리가 한 마음으로 긍휼을 베푸시는 하늘의 하나님께 간구하오니 우리 한국 감리교회의 죄악을 용서해 주시고 이 땅을 고쳐 주십시오. 신사참배 우상숭배 했던 죄악을 용서해 주십시오. 하나님보다 자신을 더 사랑하고 명예와 음란과 탐욕의 우상 앞에 무릎 꿇었던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십시오. 이제는 우리 한국 감리교회가 용서받은 찬란한 교회가 되어 이 땅 위에 사랑과 자유, 정의와 해방, 희망과 생명을 선포하고 민족을 영도하는 거룩한 교회가 되게 해 주십시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글쓴이 : 은평지방 서부동산교회 최흥욱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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