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카이스트 슈퍼개미 김봉수 교수의 주식투자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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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스트 슈퍼개미 김봉수 교수의 주식투자 비법

기사입력 2015.12.2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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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이스트 슈퍼개미 김봉수 교수의 주식투자 비법

6월8일 대전 카이스트 연구실에서 김봉수 교수를 만났다. 교수가 주식투자를 한다? 교수는 주식투자를 해선 안 된다는 법은 없지만, 그를 만나기 전 궁금한 내용 중 하나였다. 주식투자 비법은 말할 것도 없다. 김 교수가 현재(6월8일 기준) 운용하고 있는 금액은 400억원. 보유한 종목은 부산방직, 고려신용정보, 코리아에스이, 동양에스텍, 세진티에스, 아이즈비전 등이다. 그가 지분 5%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는 공시를 낸 이유만으로 급등한 주식이 한 두 개가 아니다. 올해 연 평균 수익률은 100%. 지난해는 무려 300%에 달한다. 이 정도 투자금과 포트폴리오라면 ‘개미(개인투자자)’라고 부르기엔 무리가 있지 않을까. “슈퍼개미라고 불러야 하나요?” 기자가 물었다. 김 교수는 “개미는 싫다”며 잘라 말했다. 최근 그는 주식시장에서 ‘카이스트의 현인(賢人)’으로 불리고 있다. 카이스트에서 연구를 하며 시간을 쪼개 주식투자를 하고 있어서다.

김 교수에게 주식투자를 하게 된 이유를 물었다. “주말,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며 국제 화학계에 ‘김봉수’란 이름 석자를 알렸어요. 그러나 가정을 책임지는 생활인으로서는 다소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2004년 아이들이 대학교에 들어갈 시기였습니다. 당시 계좌를 확인했는데 텅텅 비어 있더군요. ‘연구’뿐만 아니라 자본시장에도 ‘베팅’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고 교수라는 본업(本業)을 소홀히 한 건 아니다. 김 교수는 2010년 1월 세계 최초로 초탄성·무결점 단결정 금속 나노선을 개발했다. 이와 관련, 전 세계 특허가 60개가 넘는다. 2011년에는 대한화학회 학술대상을 받았다. 현재는 대한화학회 물리학회 분과회 회장을 맡고 있다.

사실 김 교수는 주식투자 고수로 알려지는 걸 고민했다. ‘투자가’로서 유명해지는 게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업에 투자할 때는 지분율을 ‘5% 미만’으로 조정했다. 5% 미만은 현행 규정상 공시를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투자가로서 욕심이 생겼다. 동시에 사람들에게 자본주의 시장에서 주식이 지닌 중요성을 알리고 싶었다.

“주식투자는 자본주의 시장이 만들어낸 ‘꽃’입니다. 자본가(부자)가 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죠. 우리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을 구매합니다. 전화 기능뿐만 아니라 인터넷, 게임을 하며 즐깁니다. 스마트폰 없이는 살 수 없다고 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측면에서 보면, 우리는 단순 ‘소비자’로 끝납니다. 부(富)는 주주가 쌓고 있습니다. 자본가가 될 수 있는, 공정하게 부를 쌓을 수 있는 게 바로 주식투자입니다. 또 자신이 공부한 만큼 이익을 낼 수 있는 공정한 시장입니다.”
수익은 공부하고 경험한 만큼 돌아온다

김 교수는 주식투자에 성공하기 위해선 우선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시장에, 또 기업에 어떻게 투자할 수 있냐는 논리다. 그는 실전(實戰)에 나서기 전에 주식투자 관련 서적을 300권 이상 읽었다. 가장 도움이 된 책 한 권을 꼽아달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워런 버핏 등 성공한 투자가가 자기 자신의 투자비밀을 책에 그대로 적을 것 같나”고 반문했다. 그는 “그렇지 않다. 책은 기본지식을 설명할 뿐이다”며 “스스로 공부해 알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부터 내기에 강했습니다. 단순히 운(運)이 아닙니다. 현재 처한 상황과 상대방을 분석해서 이긴 것입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자기 패(牌)만 봅니다. 상대방의 패와 미래를 분석·예상하려 하지 않습니다.”

김 교수는 다섯 가지 주식투자 노하우를 공개했다. 다수(多數)에 반(反)하는 투자를 하라. 김 교수가 제시한 첫 번째 투자원칙이다. 그는 “대부분 사람들은 ‘심리의 함정’에 빠진다”며 “감성에 밀려 올바른, 논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프로축구팀 아스널과 스완지의 게임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아스널과 스완지가 게임을 하면, 100명 중 95명이 아스널에 베팅합니다. 강팀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아스널이 이겨도 많은 사람이 베팅했기 때문에 배당률이 떨어집니다. 반대로 스완지가 이기면 5명은 많은 돈을 챙길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대부분 사람들이 두 팀의 실력 차이를 면밀히 분석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아스널이 강팀이니깐 이기겠지 생각하는 것이죠. 정말로 아스널이 강한지, 다른 변수는 없는지 고려하지 않습니다.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논리가 감성에 밀려 올바른 판단을 못하는 것이죠. 주식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철저하게 논리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그러면 다수를 따라가는 게 아니라 반대편에 서서 과감히 베팅할 수 있습니다.”

이런 투자비법은 그냥 얻은 게 아니다. 김 교수가 10년간 공부하고 경험하며 얻어낸 결과다. 때는 2005년. 당시 정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방송, 교재와 연계해 출재한다고 밝혔다. 대부분 투자가는 교육주(株)가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가 말한 ‘다수’의 개미다. 김 교수는 다르게 바라봤다. “국내 교육 열기는 대단합니다. 현실적으로 EBS만으로는 수험생의 니즈(수요)를 충족하기 어렵습니다. 교육주가 주목받고 언젠가는 오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눈여겨봤던 메가스터디가 상장하자마자 바로 매입했습니다.” 김 교수는 2005년 메가스터디 지분을 매입해 다음해 일부 지분을 매각, 3배의 수익을 올렸다.

소외된 기업을 찾아라. 김 교수의 두 번째 비법이다. 앞서 다수에 반하는 투자와도 연결된다. 김 교수는 “다른 사람이 관심을 갖지 않는, 알려지지 않은 기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물었다. “대부분 투자가가 그렇게 말합니다.” 기다렸다는 듯 이어진 그의 설명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좋은 기업을 찾고, 그 중 소외된 기업을 찾습니다. 그런데 과연 좋은 기업이 소외될 수 있을까요? 생각의 순서를 바꿔야 합니다. 먼저 소외된 기업을 찾고, 그 중에서 가치가 높은 기업을 골라내야 합니다.”

김 교수가 말한 소외된 기업이란 주가가 낮고 주식 거래량이 적은 종목을 말한다. 특히 그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기업을 주목했다. “시가총액에 비해 보유한 자산이 많으면 실적도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동안 본업을 잘했기 때문에 여윳돈과 부동산 등 유형자산을 보유할 수 있는 것이죠. 또 위기를 견딜 수 있는 힘을 지녔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회사가 무너질 위험이 적고 지속성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철강제품 제조업체인 동양에스텍이 이 조건에 딱 맞아떨어졌다. 김 교수는 “동양에스텍은 약 200억원의 포스코 주식과 토지 등 유형자산 300억원가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그에 반해 시가총액은 300억원으로 비교적 적다”고 말했다. 주가가 회사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올 초 동양에스텍을 매입했다. 그를 만난 6월8일 동양에스텍의 주가는 3030원. 1월 2000원대와 비교하면 약 1000원(33%)이 올랐다.


저금리 시대, 주식투자 적기(適期)
 
긴장감을 유지하며 즐겨라. 세 번째 투자원칙이다. 올해로 김 교수가 주식투자를 한 지 10년이 지났지만 그는 “여전히 긴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전 재산을 가지고 주식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실패하면 길바닥에 나앉아야 합니다. 목숨 걸고 하고 있죠.”

그러나 불편한 긴장은 아니다. 김 교수는 주식투자를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식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입에 달고 다니는 말이 있다. “또 떨어졌어” “미치겠네” “죽겠네” 등이다. 즐기는 자를 이기지 못 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승자의 법칙이다. 그러나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김 교수는 “화학 다음으로 주식이 재밌다”며 “미래를 예측하고 그 결과를 확인하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예측한 기업의 주가 대부분이 올랐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다.

김 교수는 네 번째 투자원칙으로 고수 따라하기를 꼽았다. 그는 “고수를 흉내 내면서 투자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며 “그렇다고 무턱대고 따라하라는 게 아니다. 고수가 사용하는 전략을 이해하는 게 핵심이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하는 것도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고수가 매입한 주가와 최대한 비슷하게 들어가야 합니다. 너무 차이가 나면 한발 늦은 것이니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합니다. 공부를 안 하면 커닝이라도 하는 데 잘못해서 한 칸 밀려 답을 쓰면 안 하느니만 못하거든요.”

정부정책을 따라 투자하라. 그가 전한 마지막 비법이다. 김 교수는 “시장을 판단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가 정부정책이다”며 “기업 하나하나를 분석하고 투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전체 시장을 읽는 눈 역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정부가 시장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고 배당소득세를 낮추는 등 주식투자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처럼 좋은 시기에 주식을 사지 않을 이유가 없죠.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1.5%인데, 5%로 인상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주식투자를 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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