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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딜락이 국내 홈쇼핑에 등장했다

기사입력 2013.07.1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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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딜락이 국내 홈쇼핑에 등장했다

미국 대통령 의전차로 유명한 고급 브랜드 '캐딜락'이 중저가 제품 전문 유통채널인 TV홈쇼핑 상품으로 등장했다. 해외선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만드는 최고급 브랜드로 꼽히지만 국내서는 벤츠·BMW·아우디 등 독일3사에 밀려 고전하고 있는데 따른 고육지책(苦肉之策)으로 풀이된다.

◆ 홈쇼핑 등장한 '대통령 의전차'

3일 밤 11시 TV홈쇼핑 채널 CJ오쇼핑(035760)에는 캐딜락의 중형 세단 'CTS 3.0 퍼포먼스(이하 CTS)' 50대가 판매됐다. CTS는 6기통 3리터(L) 가솔린 엔진을 장착해 최고 출력 275마력, 가속도와 관계 있는 최대 토크는 31kg·m에 이른다. 고급스런 외부 디자인에 재빠른 주행 성능까지 갖추고 있어 해외서는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에 버금가는 모델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날 홈쇼핑에 등장한 CTS는 4820만원으로, 정가인 5410만원보다 590만원이나 싼 가격이 책정됐다. 앞좌석 에어컨, 스마트키·원격시동, 7인치 내비게이션, 18인치 휠 등 최고급 옵션들로 가득 채워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파격적인 가격이다. 그나마 4820만원도 고정가가 아닌 상담 후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고 소개됐다.

◆ TV홈쇼핑이라는 '독배'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만드는 최고급 브랜드 캐딜락이 홈쇼핑 상품으로 등장했다. /CJ오쇼핑 화면 캡처

최고급 브랜드의 대명사로 꼽히는 캐딜락이 3대 유통채널(백화점·할인점·홈쇼핑) 중 가장 중저가 제품이 유통되는 홈쇼핑에서 팔리게 된 것은 낮은 인지도 탓에 좀처럼 판매량이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TV홈쇼핑은 짧은 시간안에 전국적인 인지도를 획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마케팅 도구지만, 고급 이미지에는 치명적이란 단점이 있다.

홈쇼핑에서 팔리는 제품의 70%가 중소기업이 생산한 브랜드라는 것만 봐도 '명품'이나 '럭셔리'와는 거리가 멀다. 얼마 전 국가대표 수영선수 박태환은 한 TV홈쇼핑에 출현했다가 팬들로부터 동정여론까지 불러 일으켰다. 그 만큼 TV홈쇼핑에 대한 소비자 인식은 '중저가'·'중소기업 제품'에 더 가깝다는 뜻이다.

비록 인지도는 높지 않지만 캐딜락은 국내서도 순종과 순종황후가 어차(御車)로 사용된 적이 있다는 점에서 나름 고급스러움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이 같은 이미지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나윤석 자동차 칼럼니스트는 "캐딜락 자동차 중에서도 상위 모델인 CTS를 홈쇼핑에 판매한다는 것은 한국GM이 캐딜락 브랜드에 대한 미련이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며 "당장 차 몇 대 더 팔고자 브랜드 이미지를 갉아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주현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경차라면 몰라도 고급 브랜드인 캐딜락을 TV홈쇼핑에서 판매하는 게 적절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 출구 전략 신호?

캐딜락 준중형 스포츠 세단 'ATS'. 올해 초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됐지만 국내 판매량은 미미하다. /캐딜락 제공

CTS의 TV홈쇼핑 판매가 캐딜락 브랜드 철수를 위한 '물량 털기' 작업이라는 의견도 있다. 캐딜락은 지난해까지 한국GM과 별도 법인인 'GM코리아'에서 판매됐으나 이 조직이 올해 들어 한국GM으로 통폐합됐다. 이 과정에서 자동차 수입·판매와 관련된 인력 다수가 다른 브랜드로 이동하거나 그냥 회사를 나가는 방식으로 조직을 떠났다.

자동차 생산업체(한국GM)와 수입·판매업체(GM코리아) 간의 문화와 직급 시스템이 워낙 달라 내부 직원들 간 진통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과거 GM코리아 소속 직원 일부만 남아 캐딜락 자동차 수입·판매와 관련한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BMW 3시리즈를 겨냥해 들여온 스포츠 세단 'ATS'가 거의 팔리지 않으면서 한국GM의 캐딜락 브랜드에 대한 의지는 거의 사라졌다"며 "콜벳·카마로 등 쉐보레를 통해서도 수입차를 들여올 수 있으므로 굳이 팔리지도 않는 캐딜락 브랜드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캐딜락 판매량은 13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0대보다 더 떨어졌다. 단일 브랜드로는 국내 1위인 BMW(1만4155)와 비교하면 100분의 1 수준이다. 올해 2월 한국 시장에 상륙한 이탈리아 브랜드 피아트(155대)도 캐딜락 보다는 많이 팔렸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학과 교수는 "캐딜락 같은 고급 브랜드가 TV홈쇼핑에서 팔리는 것은 장기적으로 볼 때 좋지 않다"며 "한계 상황에서 나온 궁여지책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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