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연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스타 재무설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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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스타 재무설계사

기사입력 2013.05.1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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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스타 재무설계사
여왕(Queen)이란 칭호는 특별하다. 누구에게나 허락되지 않기에 더욱 가치 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타인을 사로잡는 매력을 갖추는 건 기본. 타인의 존경까지 더해져야 얻을 수 있는 값진 타이틀이다. 16일 만난 ‘보험의 여왕’은 솔직담백한 매력까지 더했다. 두 눈을 반짝이며 호기심 가득한 모습은 마치 사춘기 소녀를 연상케 했다. 2만4000명의 한화생명 FP(Financial Planner·재무설계사) 중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른 정미경(38) 매니저 얘기다.

 16일 오전 울산시 남구 삼산동의 10층 빌딩. 엘리베이터를 타고 5층에 내리자 ‘명예이사실’이라고 적힌 사각형 문패가 눈에 띈다. 유리로 된 자동문이 열리자 검은색 정장을 갖춰 입은 여직원이 낯선 방문객을 맞는다. “반갑습니다. 어떻게 오셨나요?” 마치 대기업 임원실을 찾은 듯한 느낌. 안내데스크를 지나야만 사무실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였다. 사무실을 잘못 찾은 건 아닐까.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입심 좋은 아줌마 보험설계사’를 상상하고 온 터라 조금은 당혹스러웠다. “아, 전무님 만나러 오셨어요? 이쪽으로.” 자연스레 나오는 전무님 소리에 얼떨떨한 기분으로 정씨 사무실로 들어섰다.

 환한 웃음을 머금고 자리에서 일어난 그가 기자를 반갑게 맞았다. 책상 옆 진열대를 가득 채운 상패와 트로피의 주인이자 1년에 혼자 100억원대 매출을 올리는 ‘보험의 여왕’을 그의 특별한 사무실에서 만났다.

고객 700명 기념일 일일이 챙겨

 지난 10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선 박수갈채가 울려퍼졌다. 한화생명이 개최한 이날 시상식은 정씨의 다섯 번째 ‘대관식’이었다. 한화생명은 매년 가장 높은 실적을 기록한 FP에게 ‘여왕상’을 수여하고 있다. 정씨는 2007년과 2008년, 2011년, 2012년에 이어 또다시 여왕 타이틀을 손에 쥐었다. “주변 사람들이 그렇게 불러주니 고마운 마음이 크죠. 하지만 제가 뛰어나다기보다는 고객들 덕분에 이 정도 실적을 올렸으니 오히려 과분하다는 느낌도 들고…. 앞으로 꾸준히 잘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정씨가 지난 한 해 올린 매출(수입 보험료)은 100억원. 웬만한 중소기업의 연간 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다. 특히 한 해에 그치는 ‘반짝 실적’이 아니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2011년에는 매출 127억원을 기록하며 보험업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2000년 한화생명 전신인 대한생명에서 업계에 입문한 뒤 14년간 단 한 차례도 빠짐없이 매년 본상을 받아왔다. 2003년부터는 줄곧 2등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정씨 사무실 입구의 안내데스크에는 책상 4개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그의 비서들이 사용하는 자리다. 계약서류 담당, 고객기념일 담당, 수입·지출 회계 담당, 그리고 비서실장 등이다. 이들은 한화생명 직원들이 아니다. 정씨가 별도로 고용한 개인비서들이다.

 - 보험회사 영업직원이 어떻게 개인비서를? 상상하기 힘들다.

 “처음엔 당연히 비서가 없었다. 필요하지도 않았고. 하지만 관리하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혼자서는 일을 할 수가 없었다. 700명이 넘는 고객들 생일과 기념일을 어떻게 일일이 챙길 수 있겠는가. 혼자 하면 소홀해지는 고객도 생기기 마련이다. 2010년부터 고객 관리의 질을 높이기 위해 비서를 두게 됐는데 생각보다 업무 능력이 높아지더라. 지금은 고객 상담에만 집중하고 일정 관리와 회계 등 나머지는 비서들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편이다. 비서를 두니 고객들이 더 좋아한다. ‘전문가’에게 내 재산 관리를 맡기는 느낌이 든다는 고객도 있다.”

 - 한 명도 아니고 4명인데, 월급으로 감당이 되나.

 “매출이 중소기업과 맞먹는다고 하지 않았나? 그만큼 수입이 있으니 개인비서를 둘 수 있는 거다. 비서 한 명 월급이 200만 원 정도 된다. 4대 보험까지 다 들어준다. 내 고객들을 관리하는 직원이니 당연히 챙겨야 하지 않겠나.”

 그의 얘기를 들으니 자연스레 그의 월급이 궁금해졌다. 그가 밝힌 연봉은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구체적으로 밝힌 적은 없는데…, 연간 실적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지난해 연봉은 16억원쯤 된다. 많다면 많은 금액인데, 이 연봉이 내 통장으로 모두 들어가는 건 아니다. 연봉의 60~70%는 고객 관리에 쓴다. 100억원 매출을 올리려면 그만큼 투자하는 게 당연한 과정 아닐까. 기업이 매출을 올리기 위해 연구개발비에 투자하듯 말이다.”

 - VIP 고객에게 골프대회도 열어준다고 들었다.

 “안 그래도 오늘이 그날이다. 제주도에서 2박3일 일정으로 준비했다. 매년 부처님오신날 골프대회를 열고 있다. 고객 가족분들도 같이 모시는데 올해는 170명 정도 참여하시기로 했다. 골프에 흥미 없는 고객들을 위해 제주도 관광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숙박비까지 1억원 정도 들었다. ‘정미경배 골프대회’라고 부른다. 이런 게 입소문이 나면서 오히려 고객이 고객을 소개시켜 주고. 감사할 따름이다.”

모교에 매년 1200만원 장학금

 일에 몰두하는 직장인이 가족에겐 소홀해지기 쉬운 법. 종종 자녀 양육 문제가 맞벌이 가정 부부싸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고객관리가 생명인 FP는 밤낮이 없다. 늦은 시간까지 고객 상담을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열세 살과 여섯 살 두 딸을 둔 정씨는 가정을 지키는 방법으로 ‘어떤 일이 있더라도 주말은 가족과 함께’라는 원칙을 세웠다.

 “가정과 일.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게 맘처럼 쉽지 않더라. FP를 시작하면서 첫 애를 가졌다. 일 욕심도 있고,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도 함께 들었는데 대안을 찾아보니 베이비시터가 떠올랐다. 대신 주말은 무조건 가족들과 함께 보낸다. 토요일 오전까지 일하고 오후부터 일요일까지는 가족과 여행도 가고 맛있는 것도 먹으러 다닌다. 그래선지 아이들도 엄마를 좋아한다. 주중엔 열심히 일하는 엄마, 주말엔 열심히 놀아주는 엄마. 아이들도 주중엔 자기 할 일을 열심히 한다.”

 - 남편이 걱정 많이 하겠다.

 “사실 비서실장이 남편(김정철·45)이다. 직장생활 하다가 아내가 걱정됐는지 자기 일 내려놓고 지난해부터 함께 일하고 있다. 비서들 관리도 하고, 장거리 출장을 갈 때는 운전도 해주고. 어떻게 보면 주위 시선이 따가울 만도 한데 큰 결단을 내려줘 고마울 뿐이다. 남편과 일하면서 느낀 건데, 두 딸 중 한 명은 나 같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는 보험업을 딸에게 물려주고 싶어했다. 자신의 고객을 딸이 물려받고, 훗날 고객 자녀들의 자산 관리도 딸이 맡았으면 한다는 게 정씨의 솔직한 마음이었다. 25세라는 젊은 나이에 보험업에 뛰어든 그이기에 가능한 생각이기도 했다.

 - 일이 재미있나 보다. 딸에게 물려주고 싶을 만큼 장점이 있나.

 “이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꾸준히 사람을 만나고, 소개하는 상품에 대해 조금의 거짓 없이 고객의 입장까지 생각해 설명해야 한다. 하지만 한번 내 고객이 된 사람은 인생을 함께 살아가는 동반자가 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힘들게 모은 재산을 남에게 맡기는 게 쉬운 일이 아니잖는가. 고객 중에는 매달 1억원씩 보험금을 납입하는 고객도 있다. 그 큰 돈을 아무렇게나 관리해서야 되겠는가. 내 나름의 방법으로 성공했다는 확신이 있으니 딸에게 물려주고 싶은 거다. 보험이 가업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씨의 주 고객은 울산과 대구 지역 의사들이다. 약사와 기업 CEO도 30%쯤 차지한다. 이미 지역에선 ‘의사들의 재정 주치의’로 불릴 정도로 신뢰를 쌓았다. 2004년부터 틈틈이 병원들을 찾아다닌 게 주효했다. 책임질 수 있는 말만 하면서도 밝은 모습을 잃지 않는 정씨의 모습은 ‘입소문’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의사 고객들은 정씨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학술대회나 협회 세미나 때마다 그를 초청해 재무설계 강의를 부탁했다. FP이자 인기 강사로 변신하는 데 고객들이 큰 힘이 됐다. 지난 2월에는 한화생명과 중국 국무그룹 합작사인 ‘중한인수’를 방문해 임직원과 FP 400여 명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했다. 모교인 울산여상에는 매년 1200만원의 장학금도 내놓고 있다.

 “ 혼자 잘사는 것보다는 가질 수 있는 만큼만 가지고 나머지는 사회와 함께 나누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울산시민들을 위해 매달 재무설계 강의도 여는데 인기가 좋아요. 제가 오히려 삶의 활력을 얻는 느낌입니다.”

 정점에 오른 그의 또 다른 바람은 무엇일까.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쥔 그의 입에서 나온 얘기는 솔직하면서도 현실을 꼬집었다. “보험업에 종사한다고 하면 여전히 낮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이 많아요. 재무설계사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보험아줌마라고 하면 미간을 살짝 찌푸리곤 해요. 물론 그런 시선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스스로 공부하고 노력하며 전문성을 갖추는 게 중요하겠죠. 더불어 사회 인식도 함께 바뀐다면 제2, 제3의 정미경이 꾸준히 등장할 수 있을 거예요.” 차분하면서도 소신 있는 그의 모습에서 여왕이란 칭호가 조금 더 깊이 있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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