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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비상에 수출 초비상

기사입력 2012.10.1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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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율비상에 수출 초비상

지난달 19일 열린 한국은행에서 열린 중소기업 대표 초청 간담회. 경영애로를 묻는 김중수 한은 총재의 질문에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환율 때문에 너무나도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해 판로도 막히고,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원가압박도 커지는 상황에서 환율마저 떨어지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는 얘기였다.

실제로 지난달 무역협회 산하 국제무역연구원이 수출기업들을 상대로 수출애로요인을 물어본 결과, 수출대상국의 경기부진(24.1%) 및 원자재가격상승(19.9%)과 함께 환율변동성 확대(14.8%)를 꼽았다. 자동차부품을 수출하고 있는 A사 관계자는 "어렵게 거래선을 뚫었는데 환율이 계속 떨어지는 바람에 단가를 맞추지 못해 결국 거래처를 잃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지금 같은 경제상황이라면 1,150원은 되어야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의 직격탄을 맞는 건 비단 중소기업만이 아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환율이 10원 떨어질 때마다 영업이익이 연간 3,000억원 정도 줄어드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100원이 내려가면 3조원이 그냥 증발한다는 얘기다.

현대차도 환율이 10원 내릴 때마다 연간 800억원, 기아차는 500억원 정도 영업이익이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때문에 현대차는 줄어드는 이익을 보전하기 위해 최근 2013년형 그랜저를 내놓으면서 가격을 250달러 가량 높여야 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현대차 등 주요 수출기업들 입장에선 원ㆍ달러 환율 1,050원이 마지노선으로 이 아래로 내려간다면 정말로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금 환율이 떨어지는 건 선진국들의 '돈 풀기'영향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이 무제한 국채매입에 나서고, 미국은 3차 양적완화에 돌입하고, 일본 중앙은행 역시 사실상의 무제한 통화공급에 나서면서 현재 글로벌 자금시장엔 돈이 넘쳐나는 상황. 이 돈이 국내 시장에 유입되고, 나아가 각국이 너도나도 경기부양을 위해 통화약세 경쟁에 돌입하면서, 애꿎은 원화가치만 치솟고 있는 것(환율하락)이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환율은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하는 것이라지만 지금 원화가치 상승은 우리경제의 기초체력과는 무관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실물경제 영향으로 본다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외환시장에선 원ㆍ달러환율 1,110원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이뤄지고 있지만, 결국은 1,100원 붕괴도 시간문제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LG경제연구원은 원ㆍ달러 환율이 내년 상반기엔 평균 1,090원, 내년 하반기엔 1,06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원화는 저평가돼 있어 장기적으로는 달러당 1,000원 정도까지 내려가는 수준에서 균형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이 더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지난달 경제전망에서 "2013년에는 국제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점차 완화되면서 원화가치가 5% 내외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 추가적인 환율하락을 점쳤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시장개입의사가 없어 보인다. 대세하락으로 접어들었고, 하락속도 자체가 완만한 이상 인위적 환율조정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외환당국의 시각이다. 적어도 수출측면에선 내년에도 상당한 한파가 올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환율 연 최고점 대비 70원↓ 수출 초비상

미국과 유럽 등에 액세서리를 수출하는 중소업체 A사는 지난해 200만 달러에 달했던 매출액이 올해 100만 달러선으로 반토막 날 지경이다. 현지경기가 침체된 데다 원ㆍ달러환율까지 급락했기 때문이다. 회사관계자는 "원자재값이 오른데다 환율까지 나빠져 판매단가를 올리겠다고 했더니 현지 바이어가 아예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해왔다"면서 "어쩔 수 없이 직원 3분의1을 줄일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수출에 초비상이 걸렸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수출이 3개월째 뒷걸음질치고 있는 상황에서 환율마저 연일 급락함에 따라 기업들의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한계선상에 놓인 중소수출기업들은 말할 것도 없고, 대기업들도 수익악화가 예상돼 실물경제 전반에 '원고(高)'한파가 몰아 닥칠 태세다.

10일 한국은행과 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원ㆍ달러환율은 연중 최고점(5월25일 1,185.5원) 대비 70원 이상 내린 상황. 유럽상화 악화영향으로 이날은 소폭 오른 채 마감했지만, 지난 8일에는 장중에 1,110원을 깨고 연중 최저치인 1,109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유럽 미국 일본 등 주요국들이 경기부양을 위해 대대적 금리인하 및 유동성공급에 나서면서, 원화값이 치솟고 있는 것이다.

우리경제의 펀더멘털과는 무관한 글로벌 양적완화 여파로 원화가치가 급등하면서,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은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 실크수출업체 B사 관계자는 "더 이상 환율을 견디기 힘든 상황이어서 연말까지 사업을 접고 해외로 공장을 옮기는 것을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 들어 9월까지 우리나라의 수출액은 4,084억 달러로 전년 동기대비 1.5% 감소한 상태. 2월과 6월을 빼면 모조리 마이너스였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현재로선 4분기에도 플러스 전환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문제는 환율이 앞으로 더 떨어질 것이란 점. 국내 주식과 채권을 매입하려는 더 많은 자금이 유입되면서 환율하락압력이 더 가중될 것이란 분석이다. 수출한계기업들의 줄도산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은 이날 열린 삼성 수요사장단 회의에서 "내년 환율이 1,100원대 이하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면서 "글로벌 수요 위축과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정책의 확산, 중국의 수출 부진까지 겹쳐 우리나라 수출경기는 더 나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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