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필리핀 어학연수에 간 딸이 죽어 돌아온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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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어학연수에 간 딸이 죽어 돌아온 사연

기사입력 2012.05.04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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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리핀 어학연수에 간 딸이 죽어 돌아온 사연

대학교 3학년 휴학 중인 정혜윤(24) 씨가 필리핀 세부로 3개월 과정의 어학연수를 떠난 건 지난 1월 15일. 유학 알선업체를 통해 기숙형 어학원에 등록했고 모두 375만원을 납입했다.

그런 정 씨에게 체류 한달 보름이 지날 무렵 고열과 구토 증상이 나타났다. 수업에 빠진 채 약을 복용하던 정 씨는 차도가 없자 외부 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잠시 호전되던 증상은 다시 악화됐다. 의식을 잃을 지경에 빠지자 급히 정 씨의 아버지가 필리핀을 찾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채 3월 12일 숨을 거뒀다.

사인은 단순포진성 뇌염.

유족은 어학원 측이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한다.

수업도 빠진 채 앓고 있던 정 씨에게 어학원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단 세 명의 어학원 관계자가 백여 명의 학생들을 관리하는데 그나마도 병원에 동행하지 않았다는 것.

실제로 정 씨의 룸메이트였던 A씨는 “병원을 가기 위해 어학원 차를 요구했지만, 어학원은 차가 없으니 택시를 타고 가라고 했다”고 말하고, “매니저(현지 관리인)가 데려다 주기를 바랐지만 동행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씨를 병원에 데려간 동료 B씨는 “그때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었으면 어필을 했을 텐데, 우리는 그럴만한 여건이 안됐다”고 밝혔다.

영어구사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끼리 병원을 찾아 현지 의료진과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었는데, 그렇지 않았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유족은 또 어학원을 연결해준 유학 알선업체 역시 현지 상황에 대해 사전에 충분한 주의를 주지 않았다고 말한다.

이에 대해 해당 어학원의 한국사무소 원장은 “매니저가 병원까지 데려다 주려 했지만 학생들이 거부했으며, 설령 같이 갔다고 하더라도 달라질 것은 없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유학 알선업체 관계자도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상비약 지참 등 사전 안내를 충분히 했다”고 말하고 숨진 정 씨는 사고 전까지 현지 생활에 만족해 했다고 밝혔다.

양측의 공방 속에 유족은 인터넷 게시글을 통해 문제제기를 이어갔고 업체 측은 명예훼손 등을 이유로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하지만 어학원이나 유학원에 책임을 묻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어학연수를 위해 외국에 세워지는 어학원은 국내 교육당국의 감독 범위 밖에 있고, 출국 전까지 해당 어학원을 대신해 접하게 되는 유학원은 등록만으로 영업이 가능한 자유업종이어서 학생 관리와 관련해 지켜야 할 준칙조차 없기 때문이다.

“거의 대부분은 잠재된 위험을 모른 채 어학연수를 떠나는데, 이런 데에 경종을 울리고 싶어요.”

어학연수 간 딸을 싸늘한 시신으로 맞은 아버지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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