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유통단계 줄여 가격거품 빼..품질 저하 등 부작용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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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단계 줄여 가격거품 빼..품질 저하 등 부작용도

기사입력 2012.02.10 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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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단계 줄여 가격거품 빼..품질 저하 등 부작용도

최근 반값 제품이 확산되면서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논쟁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반값 제품이 소비자 편익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는 주장과 달리 애프터서비스와 품질 저하 및 기업의 연구개발 역량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그러나 고물가 상태가 지속될 전망인 데다 기존 생산과 유통 개념을 깬 고품질 저가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어 당분간 반값 열풍은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값제품은 소비자혁명 '대명사'

 반값제품이 각광을 받는 배경으로는 △유통단계 축소를 통한 가격거품 제거 △복잡한 기능 줄인 디컨버전스제품 확산 △투명한 가격 비교확인 서비스 확대 △외국계 경쟁사의 대거 출현 등을 꼽을 수 있다.

 우선 유통단계의 혁명이 반값 열풍의 단초가 되고 있다. 국내 유통채널들이 대형화 및 다양화되면서 복잡한 다단계방식의 유통단계가 줄어들고 있다. 이에 유통 단계마다 붙던 마진이 줄어들면서 반값 제품을 선보일 수 있게 된 것이다. 제조업체 가운데 중소기업들도 불황으로 판매가 더딘 상황에서 안정적인 유통업체에 싸게 납품한다는 상생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제품 기능을 섞어 만든 '컨버전스' 제품 위주에서 핵심 기능만 갖춘 '디컨버전스' 제품 선호도가 높아진 것도 반값 제품 출현의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유통매장에서 판매 중인 저가 TV의 경우 대부분 스마트 방식이나 3차원(3D) 등의 첨단 기능은 없지만 화질면에서는 기존 제품과 유사하게 나오는 편이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도 반값TV가 나쁘지만은 않은 선택이다. 특히 싱글족이 늘어나는 가운데 굳이 좋은 TV를 구매할 필요가 없는 소비자들 중심으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반값TV 주고객이 혼자 사는 사람, 노래방같이 좋은 TV가 굳이 필요없는 사람에 집중돼 있다"고 말했다.

 컨버전스 제품의 경우 기존 제조업체들의 불합리한 가격 정책의 대표사례로 꼽히기도 한다.

 기업들이 신제품 개발과 원가 혁신은 뒤로 미룬 채 기존 기술을 한두 가지 섞어 복합기능 제품을 시장에 선보인다. 이때 기업들은 기능을 하나씩 넣을 때마다 가격을 단계별로 올려 가격거품이 커졌다는 것이다.

 가격 비교가 쉽고 편리하게 가능해진 점도 반값 제품 열풍의 주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가격 비교가 실시간으로 가능한 인터넷 사이트들이 다수 등장하면서 일반 소비자들이 가격 정보들을 손쉽게 확인하고 제품을 고를 수 있게 됐다. LG경제연구원 허지성 선임연구원은 "가격 정보가 공개되면서 유통업체들은 이전보다 가격 인하폭을 확실히 떨어뜨려 소비자를 끌어들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저가이면서 고품질을 갖춘 외국 경쟁사들이 국내 소비자 시장에 속속 진입한 것도 가격 인하 경쟁을 유도했다는 분석이다. 패션 시장의 경우 유니클로, 자라 등 글로벌 메이커들이 유통단계 혁명을 통해 국내 고품질 저가 의류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유통업체들이 중국 저가 생산업체들을 발굴해 저가 제품으로 선보이는 경우도 허다하다.

 삼성경제연구소 이동훈 수석연구원은 "소비자들이 품질과 가격을 모두 비교할 수 있고 유통업체도 이에 맞출 수밖에 없는 경제구조로 바꾸고 있다"면서 "이에 반값 열풍은 소비자 민주주의의 실현이라고 볼 수 있으며 "제조업체도 저가격 고품질 제품 출시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 저하·기업 성장저해 부작용도

 반값 제품이 국내 소비자 시장에 미칠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에 저가 제품에 대한 일시적인 쏠림현상에 앞서 반값 제품의 한계와 대안들도 신중히 논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선 제품 자체 경쟁력 외에 사후서비스에 대한 부실함은 자주 지적되는 사안이다.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저가 TV의 경우 삼성과 LG 등 대기업보다 서비스망이 열악해 제품이 고장났을 경우 발품을 더 팔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반값 제품이 오히려 제품의 다양성을 저해하면서 소비자 선택권이 줄어들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반값 제품의 경우 신제품보다는 기존 제품을 단순 변형하거나 기존 시장의 유통마진을 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가격편익은 높아지더라도 제품 기능은 단순하고 품질도 기존보다 높지 않아 오히려 소비자의 제품 선택폭이 줄어들게 된다는 설명이다.

 특히 저가 제품 출시가 기업의 지속가능 경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소비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기업마다 저가 제품을 선보여 매출 증가에 주력하다보면 이윤감소로 이어져 신제품 개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 강중구 책임연구원은 "저가 제품이 기업의 매출증대를 위한 틈새전략이 될 수는 있지만 기업이 이익을 남기지 못하면 지속될 수 없다"면서 "기업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저가 상품 확산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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