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신화·역사 넘나드는 중국소설 '경화연'
보내는분 이메일
받는분 이메일

신화·역사 넘나드는 중국소설 '경화연'

기사입력 2012.01.17 06:40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내용 메일로 보내기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 신화·역사 넘나드는 중국소설 '경화연'


중국 청나라 때의 대표적인 소설 '경화연(전2권)'이 우리말로 번역돼 출간됐다.

'경화연'은 이여진(1763-1830)이 1828년 처음 출간한 장편소설이다. 조선 말기 홍희복이 '제일기언(第一奇諺)'이라는 제목으로 소개한 적이 있지만 현대어로 번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 100회로 구성된 이 소설은 중국의 고대 지리서 '산해경'의 자료를 바탕으로 명나라 때의 4대 기서인 '삼국지연의' '수호지' '서유기' '금병매'와 청나라 때의 '유림외사' '홍루몽' 등의 영향을 받아 창작됐다.

풍성한 상상력으로 현실과 신화, 역사를 넘나드는 입체적인 구성 속에서 당대의 정치, 사회상도 통렬하게 풍자했다.

소설은 선계(仙界)에서 시작된다. 꽃을 주관하는 백화선자가 항아와의 다툼으로 속세로 내려와 당오의 딸 소산으로 태어나면서 배경은 인간계로 전환된다.

이후 소설은 공명(功名)의 꿈을 이루지 못한 당오가 처남을 따라 해외 곳곳을 여행하다 신선이 되는 전반부와 이후 소산이 중심인물이 되는 후반부로 나뉜다.

이 중에서 특히 7회에서 40회까지 30여개 가상의 나라가 등장하는 당오의 여행기 부분은 이 소설의 백미로 꼽힌다.

"선비건 서민이건 부귀빈천을 막론하고 언행이 엄전하며 공손하고 예의 바른" 사람들이 늘 양보하며 지내는 '군자국'이나 여자들이 바깥일을 하고 남자들이 치마를 입고 전족을 하는 '여아국'은 저자의 이상이 담긴 곳이다.

반면 장(腸)이 없어 먹는 즉시 음식을 원형 그대로 배설하는 사람들이 사는 '무장국'에서 부자들이 배설물을 하인에게 먹여 부를 축적하는 모습, 이중인격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양면국', 겉보기엔 우아하고 학식도 뛰어나지만 실제로는 시 한 편 못 짓는 사람들이 사는 '백민국' 등에는 냉철한 비판의식이 담겼다.

특히 '여아국'의 묘사와 더불어 후반부에 여성들이 과거시험을 치르는 부분에서는 남녀의 구분이 엄격한 봉건사회에서는 여성의 동등한 사회 참여를 꿈꿨던 저자의 앞선 남녀평등 의식이 엿보인다.

우리말로 옮긴 문현선 씨는 "'경화연'은 청대에 이르러 쇠퇴일로를 걷는 중국 소설사에 독창적이고 개성적인 예술 형식을 부여했다고 할 수 있다"며 "다소 미흡한 점이 있지만, 정치적으로 뜻을 펼칠 수 없는 구조적 절망 속에서 강렬한 사회의식과 선구적 남녀평등 의식, 통렬한 풍자적 요소, 신화에서 음운학에 이르는 다양한 학식을 녹여낸 걸작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저작권자ⓒ서울복지뉴스 & 777sky.net 무단전재-재배포금지.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정기구독신청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