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목 거품 확 뺀 9900원 청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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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품 확 뺀 9900원 청바지

기사입력 2011.03.2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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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중국 산둥성 쯔보(淄博)시 위캔복장유한공사. 2500㎡(약 800평) 공장의 4개 청바지 생산라인에서 신세계 이마트가 주문한 청바지를 만드느라 분주했다. 검품실에서는 이미 생산한 청바지를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마지막 검사에 한창이었다. 리리(李利) 사장은 "이랜드, 버커루, 베이직하우스 등 한국 브랜드와 게스 등 유럽·미국 유명 브랜드 청바지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번에 이마트가 발주한 물량이 단일 주문으로는 가장 많았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이달 말 청바지 기획전에서 판매할 9900원짜리 초저가 청바지 37만장을 지난해 9월 중국 공장들에 발주해 제작했다. 도대체 1만원도 안 되는 청바지가 어떻게 가능할까. 더구나 그 가격에는 수입 관세와 물류비, 마진까지 포함돼 있다. 이런 '초저가 청바지'의 기획부터 제조, 판매 과정을 추적해 보면 '거품 가득한 물가'를 낮출 수 있는 방법이 보인다.

원가 낮추는 방법 총동원

국내 1위 청바지 업체의 연간 판매량은 35만~40만장 수준. 그와 비교하면 이마트가 오는 31일부터 2주간 판매할 계획인 37만장의 9900원짜리 청바지는 엄청난 물량임을 알 수 있다. 이마트 패션바이어 조윤희 과장은 "최소한 1년 전부터 기획해 원가는 낮추고 품질은 올리는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이런 행사는 무모한 도박이 될 것"이라며 "원가를 낮출 수 있는 모든 방법이 동원돼 있다"고 말했다.

우선 정확한 시장 예측이 필요하다. 지난해 초 세계적인 이상 기후로 중국·
인도·미국 등지의 면사(綿絲) 생산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자 이마트 패션팀은 지난해 8월 청바지의 핵심 자재인 면사를 확보했다. 그 후 지금까지 면사 가격은 30~40% 올랐다. 청바지 제조공장들에 주문이 몰리지 않는 시기를 택해 대량 주문을 넣을 수 있었던 것도 20% 정도 임가공비를 줄일 수 있는 요인이 됐다. 이마트는 청바지 제조공장들이 봄·여름 시즌 청바지를 만드느라 바쁜 2~3월을 피해 비수기인 지난해 9월부터 올 1월까지 물량을 주문해 제조원가를 낮추었다.

지난주부터 9800원짜리 청바지 9만여 장을 마련해 기획전을 열고 있는 롯데마트도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작년부터 면사 확보에 나섰고, 베트남 호찌민의 생산 공장에 지난해 가을 미리 청바지 제작을 의뢰했다. 롯데마트 박주현 바이어는 "생산원가를 낮추고, 겟 유즈드(GET USED) 등 미국 일류 브랜드에 납품하는 공장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제작돼, 초저가이지만 품질은 유명 브랜드와 같다"고 말했다.

제조공정뿐 아니라 유통공정에서도 초저가 청바지는 거품을 확 뺐다. 우선 '기획업체→제조업체→유통업체'로 이어지는 다단계 고리를 끊고, 유통업체가 직접 기획한 뒤 주문하고 생산한 제품을 바로 판매한다.

"한 벌에 20만원에 달하는 마진"

주로 10만원대 청바지를 판매하는 국내 유명 B브랜드가 기획상품으로 마련한 7만9000원짜리 청바지는 이마트의 9900원 청바지를 제조한 공장과 같은 중국 공장에서 만들었다. 두 상품의 원가를 단계별로 비교해 보면 거의 모든 단계에서 서너 배 이상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마진을 포함한 유통·마케팅 비용이 판매가격의 절반인 3만5500~4만원 선인 것으로 추산됐다.

대부분 5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미국 유명 진브랜드(T브랜드)의 기본형 제품 49만8000원짜리의 원가는 더 기가 막혔다. 청바지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7.8~13%인 관세를 제외하더라도 이 브랜드 청바지의 유통비와 업체 마진은 한 벌에 20만원 이상인 것으로 추정했다.

한 패션업체 임원은 "청바지 원단도 고가·저가품이 3배 이상 가격 차이가 나지만 구매 조건에 따라 훨씬 싼값에 구매할 수 있다"며 "감성적인 제품인 패션상품의 직접 원가만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지만 이제 원가를 따지며 경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소비자원 장은경 팀장은 "지난해 청바지 국내·외 가격을 조사해봤을 때 고급 브랜드 청바지는 저가 청바지보다 품질 차이에 비해 훨씬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며 "브랜드별로 시행하는 고급화 전략, 주로 백화점을 선호하는 유통채널 등 이유로 값이 비싼 걸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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